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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칼럼

민감국가 리스트 등재, 다른 나라 영향 분석

by 데굴데굴 돈 굴리기 2025. 3. 18.

1. 리스트의 의미 및 영향

 

미국 에너지부(DOE)가 관리하는 ‘민감국가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 SCL)은 국가안보, 핵 비확산, 지역 불안정, 경제안보 위협, 테러 지원 등 정책적 이유로 특별 관리가 필요한 국가들을 지정한 명단입니다​.

이 명단은 DOE 산하 정보방첩국(OICI)과 국가핵안보국(NNSA) 등이 유지하며, 국가를 위험 수준에 따라 여러 범주로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핵무기를 비공개 보유하거나 핵확산 우려가 있는 우방국(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등)은 “기타 지정국가”로, 중국·러시아 같은 잠재적 위협국은 “위험국가”, 북한, 이란, 시리아 등 테러 지원 및 핵개발 국가들은 “테러지원국” 범주로 구분됩니다.

 

한국은 이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기타 지정국가”로 새로 포함되었습니다​. 해당 리스트에 등재되면 미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 및 첨단기술 협력에 대한 제약이 따릅니다. 민감국가 출신 연구자나 기관은 미국 DOE 시설 방문이나 연구 참여 시 사전 심사와 엄격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원자력·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의 교류에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리스트 등재가 곧바로 모든 협력 금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DOE는 “목록 포함이 미국과 적대 관계를 의미하진 않는다”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리스트에 올라도 미국인이나 DOE 직원의 해당국 방문·사업이 금지되진 않으며, 외국 연구자의 DOE 연구소 방문도 사전 내부 승인하에 계속 가능합니다​. 요컨대 등재 시 해당 국가와의 과학기술 협력에 추가 심사와 감독이 붙게 되어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신뢰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안보 민감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 이전이나 공동 연구 허가가 지연되거나 제한될 수 있어 향후 첨단산업 교류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형성될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 리스트

 

2. 과거 사례 분석

 

(등재 국가 현황) 미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리스트에는 약 25개국 안팎이 포함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는 미국과 적대적 관계인 국가들뿐 아니라 핵능력을 가진 일부 우방국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 이라크, 우크라이나 등이 대표적이며​,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동맹·파트너 국가들도 일정 요건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들 우방국의 경우 공인되지 않은 핵무기 보유나 과거 핵개발 시도 등이 등재 사유로 지목되었는데, 예컨대 이스라엘은 비공식 핵보유, 대만은 과거 핵개발 시도, 사우디는 향후 핵무장 가능성 등이 이유로 거론됩니다​. 반면 북한·이란은 핵·미사일 및 테러지원, 중국·러시아는 군사적 경쟁과 기술유출 우려 등으로 오래전부터 민감국가로 지정되어 왔습니다.

 

3. 등재 이후 제재에 따른 경제 영향

 

민감국가로 분류된 국가는 대체로 미국의 광범위한 제재와 견제 조치를 받아왔습니다. 특히 “위험국가”나 “테러지원국” 범주의 국가들은 등재 전후로 미국 및 국제사회의 강한 제재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핵개발로 오랫동안 리스트에 올라 있으며, 유엔과 미국의 포괄적 제재로 석탄·섬유 등 주요 수출산업이 금지되고 해외 노동송출까지 막혀 경제가 극도로 고립되었습니다​.

 

 북한산 석탄, 철광석, 수산물 수출 금지 등의 조치로 주요 산업 수입원이 차단되어 주민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고, 제재 회피를 위한 밀무역에 의존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이란 역시 오랜 핵개발과 테러 연루로 지정되어 미국의 금융·원유 수출 제재를 받아왔습니다. 특히 2012년 이후 제재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3년 만에 60% 급감하여​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2015년 제재완화 전까지 약 $1000억 달러의 원유 대금이 동결되는 등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란은 산유국임에도 수출이 어려워 재정 악화와 물가 폭등을 겪었고, 제재 완화 후에도 경제회복이 지연되었습니다.

 

 중국은 민감국가 명단에 포함된 이후 미·중 기술패권 갈등의 주요 표적이 되었습니다. 2018년 이후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첨단기술 수출 통제와 제재를 단계적으로 강화했는데, 그 결과 중국 통신·전자 업계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를 거래 제한 리스트에 올리고 첨단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여,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불과 2년 새 81% 급감(2020년 15% → 2021년 3% 시장점유율)하는 등 타격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2022년 미국이 고성능 반도체 장비 대중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 내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였고 중국 반도체 지수는 하루 만에 7% 폭락하는 등 시장에도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첨단 칩 생산계획이 좌초되고 기술혁신이 지연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 사태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가 대폭 강화되어, 금융·에너지 등 주력 산업이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2022년 대대적 제재로 러시아 GDP가 약 2.1% 위축되고 물가급등에 대응해 중앙은행 금리를 21%까지 인상하는 등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확인되었습니다​. 러시아 증시는 제재 발표 직후 15% 이상 폭락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여 모스크바 거래소가 한때 거래중단 사태를 겪는 등 금융시장도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는 자국 시장 및 우방과의 거래로 제재를 일부 완충하면서도, 첨단 부품 조달 애로와 투자 감소로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는 장기적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4. 동맹이지만 리스트에 오른 사례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미국의 동맹이지만 핵실험으로 리스트에 오른 사례도 있습니다. 인도는 1998년 핵실험 강행 후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아 해외 차관 중단과 자본 유출을 겪었고, 핵실험 직후 몇 달간 외국인 자금유입이 급감하는 등 경제에 타격이 있었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인도 국채를 투기등급으로 강등하고 대외금융 지원이 끊기면서 인도 루피화 약세와 물가 상승이 나타났지만, 이후 제재가 완화되고 IT산업 성장으로 점차 회복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비공식 핵보유로 오래전부터 명단에 있었으나, 미국이 동맹인 이스라엘에 경제제재를 가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핵기술이나 일부 민감기술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유가 제한되었고​, 1980년대 이스라엘의 미국 기술 절취 사건(폴라드 사건) 이후 정보공유가 일시 축소되는 등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대만 역시 미국의 준동맹이지만 1980년대 핵개발 시도가 드러나 중단된 전례로 인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으며​, 미국은 대만과 안보 협력은 지속하되 핵 관련 기술은 엄격히 통제해 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의 핵위협에 대응한 잠재적 핵무장 가능성 때문에 리스트에 오른 사례로, 미국이 공개 제재는 하지 않지만 향후 핵개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련 기술협력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감국가로 지정된 국가들은 각기 다른 조치와 결과를 맞았지만, 공통적으로 첨단기술 접근 제한과 국제 금융·투자 위축, 주요 산업의 어려움이라는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